임금님의 진상품이기도 했던 말고기의 진정한 맛은 과연 어떨까?

초원과 완만한 오름이 푸르게 펼쳐져 말의 생육환경이 매우 좋은 제주. 말을 농사에 사용하지 않는 요즘 대지를 자유롭게 뛰어놀면서 풀을 뜯는 말들을 보고 있노라면 제주야 말로 말의 천국이 아닌가 싶다. 제주도의 중산간 마을에서는 조랑말이 많아 다른 지방보다 손쉽게 말고기를 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소나 돼지만큼이나 가축으로 손꼽히는 말이 왜 대중화되지 않았을까?

사실 임금님의 진상품으로 까지 쓰였던 귀한 말고기를 ‘안 먹는 고기’라 여기게 된 데에는 무엇보다도 일을 잘하고 고기에서 뼈, 가죽, 꼬리털까지 버릴 것이 없어 식용을 억제했기 때문이다. 진상품일 정도로 몸에 좋고 맛이 있어도 군마나 농사에 쓰여야 하는 꼭 필요한 상황에서 국가적으로 말고기 식용을 금지시켰던 것이다. 말고기를 먹으면 관가에 잡혀가기도 했다하니 말고기에 근거 없는 소문이 많은 것도 식용을 억제하려는 선조의 지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지금은 이렇게 좋은 고기를 자유롭게 먹을 수 있다.



동의보감에는 ‘신경통, 관절염, 빈혈에 효험이 있으며 허리와 척추에도 좋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원기가 부족해서 기운이 없고 피로를 자주 느끼며 매사에 의욕이 없을 때에 이를 회복해주는 효능이 있고, 몸을 차게 하며, 진정 및 소염작용이 있어 흥분을 잘하거나 혈압이 높은 사람이나 심장, 폐, 대장이 약한 사람에게 좋다.’고 한다.



그외 자료

말고기 요리라고 하면 어떤 말이 식용으로 쓰이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지금까지 말고기가 질기고 맛이 없다는 인식은 약용으로 잡은 노역에 쓰였던 늙은 말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방목한 조랑말로 2살~4살이면 식용으로 적당하고 너무 어리거나 늙은 말, 경주마는 사용하지 않는다. 사슴이나 소보다도 가격이 높고 맛도 좋아 미식가들의 입맛을 당기게 하는 말고기. 검붉은 색의 고기 때문에 늙은 말고기라고 착각을 할 수도 있지만 말의 붉은 고기는 풍부한 영양가가 보이는 것이다. 또한 지방이 적고 살코기 사이사이 힘줄은 손질할 때 따로 저며 내어 조리를 하니까 모두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고기는 5~7일 진공포장한 잘 숙성된 고기를 사용한다. 숙성이 잘 돼야 더 부드럽고 맛이 좋다. 요즘은 대중화가 많이 되어 생선회처럼 살살 녹는 마회, 다진 말고기를 양념과 버무린 담박한 육회, 부드러운 갈비찜, 뽀얀 곰탕에 메밀가루가 고소한 말곰탕, 마초밥, 구이, 곰탕, 비빔밥 등 다양하게 말고기를 맛볼 수 있다. 맛도 맛이지만 말고기는 불포화지방산이 다량 포함되어 살이 안찌고 성인병 고혈압, 허약체질의 어린이에게 좋다고 한다.

누구나 먹을 수 있고 건강에 좋은 웰빙 푸드인 것이다. 일본과 프랑스를 비롯한 몽골, 중국 등 대부분의 사람들이 즐겨 먹는 말고기. 이를 즐기지 못하는 것은 지금가지 가지고 있던 편견이라는 한 가지 이유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출처 : 제주도푸른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