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스포넷 공식 설문☆    차종 변경 하거나 추가 하신 회원..?     ::설문 참여하기::

스포넷 메인 게시판입니다. 서로 존중하면서 편하고 자유롭게 이용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삷에 찌든 우리들의 자화상.....(펌)

  • [서경]뮤즈
  • 1037
  • 5
[서울신문]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이런, 아직 제 명함이 없으니 소개를 따로 해야겠네요. 제 이름은 주영길(가명)입니다. 올해 38살입니다.‘이태백’은 훨씬 지난 나이죠. 제 인생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전 3살 때 서울로 올라온 뒤 지금까지 줄곧 서울에서 살았습니다. 넉넉하지 못한 형편에 이사를 자주 다녔는데 세어봤더니 22번이더군요. 아버지는 택시운전사와 아파트 경비원을 하시면서 우리 3남매를 키우셨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가능했을까 싶네요.
1994년 전문대를 졸업하고 교수님이 소개해준 중소기업에 다니게 됐죠. 가난이 싫었기 때문에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러나 월급만으로는 가난을 떨칠 수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주식을 하게 됐습니다. 운이 좋았는지 직장도 H철강으로 옮기게 됐습니다. 주식도 호황이라 용돈 정도는 나오더라고요. 그 재미에 빠져 점점 많은 돈을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인생역전’을 노린 거죠.

그럴 즈음,‘IMF사태’가 닥쳤습니다. 누가 예상이나 했겠습니까. 엎친데 덮친 격으로 주가가 폭락했고 회사마저 부도가 났습니다. 돈과 직장을 다 날리고 남은 것은 빚 5000만원뿐이었습니다. 정말 순식간의 일이었습니다.

취업원서를 냈지만 번번이 떨어졌습니다. 직장도 없고 빚만 있으니까 어느날 신용불량자가 됐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조금씩 갚아도 나이 50살까지 빚을 다 갚기도 어렵겠더라고요. 정말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해보세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지.

그렇게 3년을 보내다가 파산제도가 있는 걸 알았습니다.2005년 5월 파산 신청을 해 12월에 면책을 받았습니다. 일단 마음은 홀가분해졌지만 생활은 나아진 것이 없었습니다.

직장을 구하기 어려워 창업을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 밑천도 없고 제 살아온 인생이 장애물이 되어서 사람들에게서 신뢰를 얻기가 어렵더군요.

요즘 어떻게 지내냐고요? 당신은 내일 당장 회사가 망하든, 쫓겨나든 해서 실업자가 됐다면 어떻게 할 것 같나요. 처음에야 여기저기 원서도 내보고 하겠지만 실패한 횟수가 늘어날수록 몸과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그러다 포기하게 되는 거죠.

하루하루가 밝아와도 방안에서 컴퓨터를 붙잡고 좋은 정보가 없는지 쳐다보고 있는 게 요즘 생활입니다. 괜히 돌아다니면 돈만 들고, 또 오라는 곳도 없지요. 친구들과 약속도 잘 하지 않습니다. 한심할지 몰라도 어쩝니까, 움직이면 다 돈인데. 저 말고도 실업자들이 많겠지만 이렇게 되기 하루 아침입니다. 남의 일이 아니란 겁니다.

사실 제게 여자친구가 생겼습니다. 그런데 도리어 가슴만 아픕니다. 나를 믿어주는 여자친구에게 행복한 미래를 선물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2002년 어느날 교통사고가 났습니다. 한달간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그때 잠시 어느 회사에 다니고 있었는데 입원한 사이 대체인력이 들어와 제 자리가 없어졌더군요. 무언가 착실하게 해보려고 했는데 하루 아침에 거리로 쫓겨난 것입니다. 가만히 있으면 견딜 수가 없어 우연히 지체아 봉사활동을 하게 됐습니다. 그곳에서 여자친구를 만났습니다.

제가 ‘신불자’라는 사실은 한참 후에 알렸습니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 여자친구는 이혼의 아픔을 겪은 사람입니다. 그 상처를 보듬어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커피 한 잔 사줄 돈도 궁해서 만나지 못한 적도 있습니다.

제가 창업을 하겠다고 하니 말리지는 않지만 적더라도 일정한 월급을 받고 안정적으로 다닐 수 있는 직장을 알아보라는 눈칩니다. 제 나이 내일 모레면 40살입니다. 인생이 답답할 뿐입니다.

실업의 책임을 개인으로 돌리는 사람도 있는데, 예를 들어 제가 전공한 건축만 해도 인력이 100만입니다. 하지만 일자리는 25만개입니다. 어쩔 수 없이 실업자가 생길 수밖에 없잖아요. 좋아서 백수로 지내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재수생은 대학이 학생들보다 적어서 생기는 것이죠. 일자리보다 회사가 적으니 당연히 실업자는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게 어디 개인 탓입니까. 당신도 날 그렇게 보고 있지 않나요. 당신과 내가 뭐가 다르죠. 오늘 지금 이 순간 당신은 일자리가 있고 나는 없을 뿐입니다. 당신도 당장 내일, 아니 일정기간 동안 회사를 다녀도 그만두면 그 다음날 실업자가 되는 겁니다. 당신은 나와 정말 다를까요.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삭제

"삷에 찌든 우리들의 자화상.....(펌)"

이 게시물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5

스포넷은 자동 등업 시스템입니다. 가입후 가입인사 게시판과 출고신고 게시판에 인사 남겨주세요. 함께 환영 댓글 다시면 어느새 등급이 올라갈겁니다. ^0^
[서경]예림 2006.02.25. 11:28
다를게 없죠. 하지만 길은 항상 보여요.. 찾으시면 되는데. 사람들이 하지 않으려는 일자리가 50만자리라는데.
그 50만 자리에 가서 일하심이.. 저 기자에게 이멜 보내야 겠음.참고로 저희 회사에도 있삼. 근데 보통 3개월 이내 나가더군요.
그래서 외국인 노동자도 쓰고함. 제 주변엔 3D업종에 일자리 50만개 비어있음.. 정말 저도 3D에 포함된다고 보는데. 저런 사람 짜증남.
지금 대한민국에 일자리 50만개 비어 있는데 저사람들 그 50만개 안할려고 백수하는것을 왜 남탓하나... 그건 분명이 개인탓.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버그를 찾아라~] 스포넷 이용 불편사항 접수. 81 image nattylove 17.10.18.02:08 368만
공지 [공식 설문] 차량 변경 또는 추가 하신 분...?? - 선물 있어요 - 248 image nattylove 17.10.13.09:59 490만
공지 스포넷에 대한 안내 (2006/04/10) 371 image nattylove 04.07.21.16:21 171만
공지 스포티지 출고를 받으신 분은 반드시 출생신고 해주세요! 89 image nattylove 04.08.19.14:27 155만
21629
image
[전]흰둥이사랑 06.02.26.10:57 1130
21628
image
이기주 06.02.26.09:21 1148
21627
file
[서경]팬케이크 06.02.26.08:29 1234
21626
image
[서경]M실장 06.02.26.07:38 1132
21625
image
[서경]M실장 06.02.27.10:03 1007
21624
image
[충]남자의향기 06.02.26.03:30 1187
21623
image
[제주]바닷가소년 06.02.26.01:17 988
21622
image
[전]흰둥이사랑 06.02.26.00:05 1008
21621
image
[전]흰둥이사랑 06.02.25.23:33 926
21620
image
[서경]주녀영환 06.02.25.23:33 1116
21619
image
[서경]여우와늑대 06.02.25.22:43 1462
21618
image
[서경]여우와늑대 06.02.25.22:33 1106
21617
image
[서경]여우와늑대 06.02.25.22:18 994
21616
image
네티러브 06.02.13.16:50 1444
21615
image
네티러브 06.02.24.09:43 1205
21614
image
네티러브 06.02.23.09:53 1235
21613
image
네티러브 06.02.23.09:32 1021
21612
image
[서경]노끼 06.02.25.19:17 2108
21611
image
[충]뚱남 06.02.25.17:53 1174
21610
image
[서경]Blackgod 06.02.25.16:07 3581
21609
image
[경]꿈꾸는바람새 06.02.25.13:32 1131
21608
image
[서경]팬케이크™ 06.02.25.13:29 1181
21607
image
[서경]사랑빈 06.02.25.11:31 1232
21606
image
[전]흰둥이사랑 06.02.25.10:54 1105
21605
image
[전]흰둥이사랑 06.02.25.10:25 1040
image
[서경]뮤즈 06.02.25.10:15 1037
21603
image
[서경]시스템 (은랑당 06.02.25.10:11 1199
21602
image
[서경]별이사랑 06.02.25.09:41 2882
21601
image
[경]떨이 06.02.25.08:30 1866
21600
image
[서경]㉧ㅐ프㉣┃™ 06.02.25.05:42 3439
21599
image
[서경]M실장 06.02.25.05:21 1414
21598
image
[서경]M실장 06.02.25.05:14 1248
21597
image
[서경]㉧ㅐ프㉣┃™ 06.02.25.04:03 936
21596
image
[서경]wHITE 06.02.25.00:55 1283
21595
image
[서경]wHITE 06.02.26.03:03 1104
21594
image
[서경]wHITE 06.02.25.10:44 1203
21593
image
[서경]臨戰無退™ 06.02.25.00:18 1263
21592
image
[서경]臨戰無退™ 06.02.24.23:02 1072
21591
image
[서경]resinboy 06.02.24.22:29 8213
21590
image
[전]흰둥이사랑 06.02.24.20:51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