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6.14 (목) 20:10  세계일보  [단독] "고유가 못 살겠다" 사이버 민란

* 부처 홈페이지 등에 성난 민심 부글부글 - 기름값 구조공개·거품빼기 3만명 서명  


비싼 기름값을 항의하는 ‘사이버 민란’이 일고 있다. 재정경제부와 산업자원부 등 유가 관련 정부 부처와 대한석유협회 홈페이지, 포털사이트에는 고유가를 성토하는 글이 폭주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국민의 고통을 나몰라라며 귀막은 정부와 정유사 등을 맹비난하면서 기름값 거품빼기 서명운동에 나섰다.

◆폭발하는 사이버 민심=재경부, 산자부, 대한석유협회의 홈페이지와 포털사이트에는 치솟는 기름값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네티즌의 글이 넘쳐나고 있다. 홈페이지마다 하루에만 수백건씩 관련글이 쏟아지고 있다.

포털사이트에는 관련 기사에 수십, 수백건의 댓글이 붙고 있다. “한국사람으로 태어난 것이 원망스럽다”(ID 미치겠다)는 호소에서부터 “이제 우리가 나설 때”라며 시민행동을 촉구하는 글까지 다양하다. 네티즌의 분노는 사이버 서명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기름값 등 ‘5대 거품빼기범국민운동본부’에는 이날 현재 3만8400여명이 서명했다.

◆“부총리는 기름 덜 쓰나”=네티즌은 당국의 행정편의주의 비판과 함께 휘발유 값에 부과되는 높은 유류세를 내리라고 촉구했다. ‘조혜진’이라고 이름을 밝힌 네티즌은 “누가 기름값이 싸다고 마구 타고 다니고 기름값이 비싸다고 덜 타겠느냐. 차는 서민의 필수품”이라며 유류세 인하를 촉구했다. 다른 네티즌(ID 경유값인상반대)은 “유류세를 올려 국민에게 욕 얻어먹느니 차라리 놀고먹는 공무원을 국세청으로 편입시켜 탈세자에게 세금을 물려라”고 힐난했다.

고위 공무원 관용차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ID 민심의한)은 “살인적인 기름값으로 국민이 죽어가는데 혈세로 관용차를 굴리는 귀족 관리가 국민의 아픔을 알겠느냐”고 비판했다. ‘장관님 경차 타세요’라는 네티즌도 “장관 관용차는 3500cc급 에쿠스로 유류비를 제외해도 월 임대료만 207만원을 낸다”며 “‘기름값은 비싸야 덜 쓴다’라고 말한 권오규 부총리는 휘발유 값이 비싸진 만큼 덜 쓰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힐난했다.

◆정유사 폭리 맹비난=정유사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choi1357322’라는 네티즌은 “국제 원유값이 오르는데 왜 정유사 수익은 사상 최고냐”며 정유사의 폭리를 비판했다. ‘이철환’이라는 네티즌은 “제일 큰 문제는 정유업계와 주유소의 폭리와 가격결정 구조의 모순”이라고 말했다. ‘potential78’이라는 네티즌도 “정유사와 기업이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비난했다. 다른 네티즌(ID preetygoodi 등)은 정유사의 공개가격 진위 논란에 대해 “검찰이 수사하도록 해야 한다. 사기행위”라며 투명한 가격구조를 요구하기도 했다.

◆정치권으로 향하는 분노=비난의 표적이 정부와 정유사를 넘어 여야 대선후보로 향하면서 비싼 휘발유 값은 부동산에 이어 민생경제의 주요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 네티즌은 “대선공약으로 휘발유 값 해결을 내걸면 대통령 당선되고도 남는다”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이제 우리 국민이 나서야 할 때”라며 “누가 됐든 ‘반값 휘발유’ 공약만 하면 바로 찍겠다”고 했다.

김용출 기자 kimgij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