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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TG달료♡_YW

자유 "이 사람들아, 당신들도 부모가 있을 것 아닌가. 이 늙은이를 막아 세워서 어쩌겠다는 거야. 비켜줘, 제발 좀 비켜줘. 이렇게 사정할게. 나는 오늘 대통령을 좀 만나야겠어. 이 맛있는 쌀을 대통령이 직접 먹어본다면 마음이 달라질 거야. 한평생 농사밖에 모르고 살아



"이 사람들아, 당신들도 부모가 있을 것 아닌가. 이 늙은이를 막아 세워서 어쩌겠다는 거야. 비켜줘, 제발 좀 비켜줘. 이렇게 사정할게. 나는 오늘 대통령을 좀 만나야겠어. 이 맛있는 쌀을 대통령이 직접 먹어본다면 마음이 달라질 거야. 한평생 농사밖에 모르고 살아온 우리를 이렇게 죽도록 내버려 두지는 않을 거야. 이 늙은이 얼굴을 봐서라도 제발 좀 비켜줘."

할머니는 작고 하얀 단지를 보물이나 되는 듯 꼬옥 쥐고 있었다. 체크무니 옷을 입은, 건장한 사내들은 늙은 농부의 길을 가로막고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 대통령이 사는 푸른 기와집을 지키는 사내들이었다. 할머니는, 늙은이가 이토록 하소연하는데 저들도 사람이라면 못이기는 척 길을 터줄 거라 생각했을지 모른다. 있는 힘껏 밀어보면 적당히 틈이 보일 거라 생각했을 것이다.

허나 요지부동이었다. 가쁜 숨을 내쉬고, 식은땀을 흘리는 이는 늙은 농부뿐이었다. 축축한 안개비가 늙은 육신을 더 무겁게 했다. 손자뻘이나 될까 말까한 젊은 총각들이, 이 늙은이에게 이럴 수가 있나 생각하니 부아가 치밀었다. 무엇보다 감옥에 갇힌 아들 생각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지친 입에서, 거친 욕설이 터져 나왔다.

"이 우라질 놈들아, 니들이 누구 녹을 먹고 사느냐 이놈들아, 길을 비켜주지 않으려면, 내 가슴을 갈라라 이놈들아, 이 가슴 속에 온통 시커먼 먹물뿐이다 이놈들아. 어서 갈라봐 이놈들아, 내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늙은이 속을 이렇게 새까맣게 태워놓고 네 놈들이 무슨 할 말이 있느냐, 이놈들아. 이 우라질 놈들아. 대통령에게 맛있는 쌀 좀 먹여보고, 우리 마을 좀 살려달라고, 우리 아들 좀 살려달라고 통사정 좀 하겠다는데, 왜 길을 막고 염병지랄들이냐, 이놈들아… 아이고, 지태야… 지태야…."

주름진 눈에서는 하염없는 눈물이 흘러 내렸다. 심장이 벌렁거리고, 몸이 덜덜 떨려 왔다. 단단히 쥐었던 손이 풀리면서 단지 뚜껑이 살짝 열리는가 싶더니, 하얀 알갱이가 흘러 떨어졌다. 쌀이었다. 외세에 빌붙은, 불의한 권력의 핍박을 견뎌가며 대추리 농부들이 피와 땀으로 일군, 황금보다 값진 눈물 알갱이들이 바닥에 흩어졌다.

할머니의 욕설과 눈물 공세가 더 이어졌지만, 사내들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하는 수 없었다.

일흔여덟살 황필순 할머니는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의 아들 김지태는 지난 6월 5일에 구속됐다. 대학을 졸업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늙은 부모를 모시던 착한 아들이었다. 농사도 제대로만 지으면, 잘 살 수 있다는 믿음을 굽히지 않던 뚝심 있는 농사꾼이었다.

두 아이의 아버지이자, 착실한 남편이기도 했다. 김지태는 가족의 기둥이자, 마을 대소사를 도맡으면서도 군말 한 마디 없던 대추리의 기둥이었다. 파괴될 위기에 처한 고향의 운명을 외면할 수 없었던, 이 마을의 이장이었다.

그저 바라만 보아도 뿌듯하고 듬직했던 아들이 차가운 감옥에 갇혔다는 생각에 황필순 할머니는 하루에도 대여섯 번 까무러치고만 싶었다. 이제 다시는 하느님을 믿지 못할 것만 같았다.

할머니가 떠난 후 청와대 앞은 다시 평화를 찾았다. 하늘도 맑게 개었다. 나라의 큰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시끄럽게 울부짖던 시골 늙은이가 사라지자, 청와대는 이내 그 잘난 '상식'을 되찾은 듯 보였다. 엿과 바꿔먹어도 좋은 그들만의 상식을 청와대는 늘 자랑스러워 했다. 늙은 농부가 흘리고 간 쌀알이 짓밟혀 흩어졌지만, 그 따위는 관심 밖의 일이었다.

2006년 6월 11일 오후 4시였다. 새벽밥을 지어먹고 상경했던 황필순 할머니의 하루는 고단했다. 마을로 돌아왔을 때, 할머니의 손에는 대통령에게 건네려던 하얀 단지가 여전히 들려 있었다.

그리고, 5개월 남짓이 흘렀다

고향과 이웃 지키는 일을 자신의 소명으로 알았던 대추리 이장은 풀려나지 않았다. 지난 11월 3일, 이 나라 재판부는 김지태 이장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마을 이장에게, 마을을 지키려했다는 희한한 죄목이 씌어졌다. 정상 참작도, 상식 참작도 없었다.

이 나라 재판부는, 아버지에게 가정을 지키지 말라고 명령했던 것이다. 이 날 이후로 면장은 면을, 군수는 군을, 도지사는 도를, 시장은 시를 지킬 수 없을 것이었다. 미국의 의지 앞에, 그에 빌붙은 대통령과 재판부 앞에서 감히 누가 '자신의 본분'을 들먹일 수 있단 말인가. 대통령과 국방부장관이 제 나라 백성을 사지로 몰아넣을 때, 평택시장과 의원들은 박수로 그들을 응원했다. 시골 이장만이 마을을 지키기 위해 그들을 막아섰지만, 역부족이었다.

민중의 지팡이들이 시골 이장을 가뒀고, 정의로운 사법부는 그들이 품어온 더러운 역사를 내버릴 줄 몰랐다. 불의에 아첨하고, 정의를 압살해 온 역거운 버릇을 여보란듯 보여주었다. 탕!탕!탕! 시골이장 김지태에게 2년의 실형을 선고한다!

황필순 할머니는 법원 앞마당에서 까무러쳤다. 지태야, 지태야…. 집행유예로 풀려날 거라 믿고, 환영식을 준비했던 마을 주민들도 망연자실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들녘에 지는 노을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마을, 둘째가면 서러울 정도로 맛있는 쌀이 나는 마을, 그 시골마을 이장의 이름이 평택 법원에 메아리쳤다.

도대체 이 나라를, 어떻게 제정신이라 말할 수 있을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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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경]만토바™
청와대는 이내 그 잘난 '상식'을 되찾은 듯 보였다. 엿과 바꿔먹어도 좋은 그들만의 상식을 청와대는 늘 자랑스러워 했다
제 이름이 무쟈게 싫어지는 군요...

하루빨리 대한민국에 극히 정상적인 상식이 통하는 나라였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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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1
2006.11.11.
바다™
대한민국 정부 뻑큐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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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2006.11.12.
[경]Episode
[경]Episode
무엇이 옳고그런지는 나중에 역사가 말해주겠지요
하지만 약자위에 군림하고 강자에겐 허리숙이는...
어느시대나 변치않는 이 쓰레기같은 불변의 현실에는
긴 한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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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0
2006.11.12.
[경]LED.쭌[047]
평택쌀도 참 맛이 있습니다...
제 친구 하나가 기무사에 근무하면서 평택일을 맡고 있습니다...
여전히 그곳은 공기는 좋지 않아다고 하네요...
친구 녀석에게 물었습니다...
"너 왠만하면 그일 때려 쳐라... 대구와서 직장 구해도 행복 하게 살낀데 뭐할라고 그짓하냐?"
친구 녀석 왈...
"난도 그라고 싶다... 명령을 받고 움직이는 우리들 로서는 어쩔수가 없다."
참 맘이 씁쓸했어요...

혹시 아시는분들이 계실지 모릅니다만 올해 몇년만에 추곡 수매가 있었습니다...
그 이유가 더 웃긴다는거 아닙니까...
아시죠? 우리나라가 대북지원에 모든걸 다 퍼주고 있다는걸...
여지껏 우리 비축미가 상당한 양을 보유하고 있었다네요...
얼마전 미국에 의해 강압적으로 사들였던 미국쌀을 판매 한다고 내 놓으니 우리 국민이 그걸 사먹습니까?
맛도 없는 쌀을요?
그래서 그걸 북한에 보낼려고 했다네요...
근대 북한에서 한단 말이 자기네들은 미국쌀 안받겠다고 했답니다...
맛이없어서요... 참나...
그래서 맘 착한(?) 우리 정부 가지고 있던 비축미를 다 주고 미국쌀만 남았다네요...
그래서 올해 하는수 없이 추곡수매를 했다고 합니다...
.
.
.
항상 정치하는 자들은 국민을 보고 해야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겁니다...
당쟁이 치열하던 시대엔 나라가 잘살리가 없습니다...
옛부터 이나라의 힘든 시기는 항상 당쟁이 있었습니다...
참 언제나 정신을 차릴런지...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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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7
2006.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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