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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GM대우 복직자 "기름냄새만 맡아도 날아갈 듯"

읽다가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지네요. ㅠㅠ



GM대우 해고자였던 김효성 씨(44)는 대문만 나서면 나락으로 떨어지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 얼굴을 볼 수 없어서 마스크를 썼다. 피해의식은 그가 대우를 떠나던 2001년 2월 19일부터 대략 3개월 동안 그의 주변을 떠돌았다.

5년 뒤인 지난 5월 2일 그는 복직했다. 회사는 옛 해고자들을 찾기 위해 관공서에 부탁해 주소지 추적까지 했다고 한다. 김씨는 그렇게 회사와 재회했다.

"눈만 뜨면 좋아서 입이 찢어지지. 아침 6시면 회사로 나와요. 그 동안 고생했던 아내에게 밥해달라고 하면 미안하잖아. 그래서 회사 나와서 밥먹죠. 7시면 작업장 청소를 해요. 회사 나오는 게 즐거우니까. 한 달 전까지 아침 9시가 돼도 출근하기 싫었는데 하늘과 땅 차이에요. 이젠 자랑스러워요."

GM대우는 대우자동차 시절이던 2001년 종업원 1728명을 내보내야 했다. 회사 사정이 더 이상 악화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대우차는 2000년 11월 최종부도 처리됐다. 그러면서 회사는 이들에게 약속을 했다. "사정이 좋아지면 다시 찾겠다"고. 대부분 이 약속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회사는 그 약속을 지켰다. 매년 자동차 판매가 늘 때마다 해고자들을 부평공장으로 불렀다. 돌아온 사람들은 신명나게 일했다. 그 덕분이었는지 판매량은 또 늘었다. 선순환이었다.

그리고 올해 5월 2일. 복직을 원치 않는 해고자 123명을 제외하고 모든 해고자들이 돌아왔다. 6월 2일은 약속을 지킨 지 한 달 되는 날이다.

지난 26일 3명의 복직자를 만났다. 모두 5년의 세월을 버림받은 채 지냈다. 하지만 그들은 그 정도로 짓밟히지 않았다. 작업장에서의 '손맛'은 기억한다. 그래서 신바람이 난다. 한 달 동안 OJT(초기직업교육) 외에는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았지만 "기름냄새만 맡아도 날아갈 것 같은 기분"(김영섭 부평공장 도장2부ㆍ36)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모두 "회사가 한때 나를 보냈지만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때는 나름대로 사정이 있었다. 하지만 회사는 그들을 잊지 않았다. "그걸로 충분해"라고 김효성 씨는 말했다. 그는 "이제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한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주변에서는 "당신은 의욕이 너무 넘쳐서 사고칠까봐 걱정돼"라고 농을 던졌다.

첫 월급을 탄 기분은 어떨까. 오는 6월 10일은 GM대우 마지막 복직자들의 첫 월급날이다. 3명은 모두 아내에게 선물을 하고 싶다고 했다. 복직자 임해선 씨(56)는 "복직한 뒤 방광에 혹이 또 발견돼 아내 눈에 또 눈물이 나게 했다"며 "아내에게 보약 한 첩 지어주고 싶다"고 했다. 다행히 임씨의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3박4일 입원한 것 외에는 큰 탈이 없었다. 22일 직장으로 다시 출근했다. "발이 날아갈 것 같다 못해 아주 헛디뎌지더라니까."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임씨는 건강을 찾은 것보다 "다시 일을 할 수 있어서 기뻤다"고 말했다.

GM대우 부평공장 도장2부 김영섭 씨(36)는 한 달 전까지 유아교육용품 외판을 했다. 조리사 시험도 보고 다른 장사도 했지만 잘 안 됐다. 2002년 월드컵 때는 문학경기장 주변에 사람이 많이 모인다는 것을 알고 장사를 시작했다. 가족을 총동원해 김밥을 말아 아이스박스에 김밥과 생수를 싣고 경기장을 찾았다. 간신히 아이스박스 한 통 분량을 팔았다. 계산해 보니 7만원가량이 남았다.

경기가 끝나고 짐을 정리한 뒤 차를 대어 놨던 곳으로 돌아왔다. 견인 딱지가 붙어 있었다. 종일 김밥 말던 아내 손에 건네 줄 돈이 없었다.

"그냥 허허 웃었죠 뭐."

그런 생활의 연속이었다. 얘기를 하면서 그는 안경을 벗고 시린 눈가를 훔쳤다.

"퇴직한 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운 적이 없어요." 마음을 굳게 먹어서? "아니, 울 시간이 없더라고 그때는."

김씨는 복직한 뒤 아내에게 말했다. "고맙다." 부인은 답했다. "잘 버텼어." 김씨는 아내에게 첫 월급으로 선물을 주고 싶다고 했다.

해고통지서를 받던 날 저녁 임해선 씨(56)는 계양산에 올랐다. 자살하기 위해서였다. "죽는 것도 인력(人力)으로 안 되더라고. 발이 안 떨어졌어." 죽겠다는 결심이면 다시 도전도 할 수 있었나 보다. 그날 새벽 집으로 돌아와 이력서 4개를 썼다. "아내는 이불을 뒤집어 쓰고 울고 있었지."

이력서 빈 칸을 쳐다봤다. 대우자동차 경력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77년 8월 5일 대우에 입사했다가 24년 만에 해고됐다. 대우가 인생의 중심이었다.

'대우' 두 글자가 빼곡히 담긴 4장의 이력서를 들고 남동공단을 찾았다. 아내가 운전했다. 아무도 그를 찾지 않았다. 모두 '대우차에서 노조와 관련돼 있던 사람'으로 오해했다고 한다. 게다가 그의 나이는 이미 쉰을 훌쩍 넘었다.

이런저런 일을 하다가 개인택시에 생각이 미쳤다. "돌아갈 곳은 자동차밖에 없었어." 3년간 다른 일을 하면서 2004년 7월 6일 개인택시 자격증을 땄다. 첫 차는 '매그너스'였다. 주변에서 다른 차를 사라고 많이 권유를 했다. '왜 하필 대우차만 사려고 하느냐'는 물음에 답하는 게 참 힘들었다고 한다. 자신이 만들던 차인데 오죽 애착이 있었겠는가. "다른 사람들이 이 차에 이런저런 결함이 있다고 말할 때면 내 살이 깎이는 것 같았어."

김효성 씨가 "형님은 부처님이네 부처님이야"라고 거든다.

이들이 돌아온 첫날 회식자리가 궁금했다. "성대하게 먹고 마셨지. 동료들과 오랜만에 족구도 하고. 하지만 그런 거보다 더 찡했던 게 있어.”

김효성 씨가 작업복을 4년 만에 다시 입고 공장을 찾은 5월 2일. 문을 여는 순간 작업장 사람들이 모두 그를 돌아봤다. 돌아가면서 그의 손을 잡았다. "잘 왔어." 5년간 그 말이 듣고 싶었다. "술 사주는 거보다 그게 더 좋았어."

얼마 전만 해도 그는 세탁업을 하는 친척을 도와 아침 9시부터 밤 11시까지 배달 일을 했다. "하루는 운전을 못하겠더라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던 거지. 열심히 새벽부터 밤까지 일해 봐야 100만원이 안 되는 거야. 배는 고프지, 밤 11시는 넘었지. 정말 힘들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피눈물이었어."

이런 고생을 넘긴 그는 "이젠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회사에서 어떤 일을 시키더라도 처리해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라고 했다. 피눈물 나는 경험을 겪었기 때문이리라.

[부평 = 신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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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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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둥이사랑ⓛⓞⓥⓔ 2006.05.31. 16:27
목숨을 건 피눈물나는 투쟁과 해고...
다시 복직됬다는건 훈훈한 소식이 아닐수 없습니다~~
파랑새 2006.05.31. 16:46
좋은 말씀 훈훈한 감동~~대우차 홧팅
[전]지우지엽 2006.05.31. 17:12
많은 생각들이 스쳐지나 가네요...나는 참 행복하구나!
[경]NIKE_l○√ⓔ 2006.05.31. 20:30
많은 회사들이 저렇게 되면 좋은데...
503티지 2006.06.01. 12:39
대우 정말 좋은 회사군요. 우리 회사도 본 받아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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