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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음직] '요구르트'냐, '사회주의'냐?

-<출판저널> 2008년 7월(제392호), 106~107쪽.



'요구르트'냐, '사회주의'냐?



때로는 온갖 통계로 무장한 책 한 권보다도 날카로운 통찰이 담긴 글 한 편이 더 인상에 남는다. <평등해야 건강하다>를 다 읽고 나서 한 5년 전 한 잡지에 실린 글을 떠올린 것도 이 때문이다. 요즘도 여전히 통찰이 담긴 칼럼으로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김규항이 쓴 '요구르트'라는 제목의 글이다. 이 글의 핵심이 담긴 대목을 같이 읽어보자.


"불가리아의 장수 마을(요구르트 먹고 장수한다는 광고에 나온 그 마을)엔 더 이상 장수 노인들이 없다. 마을 묘지엔 1990년 즈음 세 해 동안 죽음 사람들의 묘로 그득하다. 마을 사람들의 얘기는 이렇다. '사회주의 시절엔 안락하진 않았지만 적어도 먹고사는 문제를 걱정하진 않았다. 소박하나마 집과 자동차도 나왔다. 그러나 사회주의가 무너지면서 사람들은 먹고사는 문제를 스스로 감당해야 했다. 노인들은 그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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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항은 이 글의 결론을 불가리아 노인의 장수 비결은 '요구르트'가 아니라 '사회주의'라고 강조하며 맺는다. 과연 그런가? <평등해야 건강하다>는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온갖 사례로 가득하다. 그 사례의 대부분은 한국이 열심히 좇는 유럽, 미국에서 최근 수십 년간 연구된 것이다.



그 나라에서 사망자가 늘어난 이유



우선 '요구르트'와 '사회주의' 중 무엇이 장수 비결이었는지 살펴보자. 노벨상을 수상한 경제학자 아마티야 센은 1960년과 1977년 사이에 1인당 국민총생산(GNP)이 3000달러 이하인 국가 100개를 대상으로 기대 수명이 얼마나 늘었는지 조사했다. 놀랍게도 사회주의 정부가 정권을 잡았던 10개국 가운데 9개국이 상위 25% 안에 들었다.



실제로 196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동독, 불가리아, 헝가리 같은 동유럽 국가는 기대 수명이 상당히 높았다. 이들 국가는 훨씬 잘 사는 몇몇 서유럽 국가와 비교해도 기대 수명이 오히려 더 높았다. 그러나 이들 국가의 기대 수명은 점점 감소하더니 1980년대 후반부터 서유럽 국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은 수치를 기록하게 된다.



1970~80년대 동유럽 국가에서 부분적으로 시장에서의 '경쟁'을 도입한 시기였다. 1960년대까지 완만했던 사회 격차가 눈에 띄게 벌어지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때부터다. 이런 '경쟁'을 도입하는데 주저했던 알바니아의 기대 수명이 꾸준히 늘어난 것은 '평등해야 건강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방증이다.



이 동유럽 국가들은 1980년대 후반 갑작스럽게 몰락함으로써 '평등해야 건강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극적인 증거를 보탰다. 이들 국가들이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로 갑작스럽게 전환해야 했던 1989년부터 1995년, 말 그대로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사망률이 치솟고, 기대 수명은 급격히 감소했다. 곳곳 마을 묘지는 "죽은 사람들의 묘로 그득했다."



'평등해야 건강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예는 이뿐만이 아니다. 미국의 282개 대도시를 비교한 연구 결과를 보면, 불평등한 도시일수록 사망률이 더 높았다. 미국과 비교했을 때 모든 면에서 복지 수준이 높은 캐나다도 이런 경향은 마찬가지였다. 캐나다의 도시를 비교해보면, 시장 소득 수준이 불평등할수록 사망률이 더 높았다. 역시 장수 비결은 '요구르트'가 아니라 '사회주의'였다.



사람 '잡는' 스트레스



김규항의 글에서 또 눈여겨봐야 할 키워드는 바로 '스트레스'이다. 왜 불평등할수록 기대 수명이 감소하고 사망률이 높은가? 얼른 생각하면 영양 섭취, 병원 접근 등이 열악해지면서 건강이 나빠지고, 이것이 기대 수명의 감소, 사망률 증가로 이어진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캐나다, 스웨덴처럼 복지 수준이 높은 나라를 염두에 두면 다시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바로 스트레스가 중요한 매개가 될 수 있다. 우리는 경험적으로 소득 격차가 얼마나 큰 스트레스를 주는지 잘 알 수 있다. 또 사회 지위가 낮을수록 감당해야할 스트레스가 많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평등해야 건강하다>는 그 스트레스가 바로 기대 수명을 감소하고 사망률을 높이는 핵심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일단의 과학자는 짧은꼬리원숭이의 사회 지위가 이들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았다. 여러 집단에서 지위가 높은 원숭이만을 뽑아서 한 우리로 이동시켰다. 그 우리에서 위계가 생겼다. 어떤 원숭이는 계속 높은 지위를 유지했지만, 다른 원숭이는 낮은 지위로 추락했다. 영양 섭취 등 다른 조건은 똑같았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위계 서열이 낮아진 원숭이는 새로운 우리에서 지난 21개월 동안 동맥 경화로 죽을 확률이 5배나 높아지는 등 건강이 눈에 띄게 나빠졌다. 또 다른 원숭이를 대상으로 사회 지위에 따라 스트레스를 받을 때 발생하는 대표적인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수치를 측정했더니, 서열이 낮을수록 코르티솔을 더 많이 분비하고 있었다. 바로 스트레스가 문제였다.



인간 사회도 다르지 않다. 예를 들어 미국 흑인 남성은 1996년 평균 소득은 2만6522달러였으나, 기대 수명은 66.1년에 불과했다. 코스타리카 남성의 평균 소득은 고작 6410달러였으나, 기대 수명은 75년이나 되었다. 이 9년간의 수명 차이는, 미국 사회에서 흑인 남성이 감수해야 할 낮은 사회 지위를 염두에 두지 않으면 설명하기 쉽지 않다.



'웰빙'이냐, '평등'이냐?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요인은 이 뿐만이 아니다. 친구로부터 지지를 받은 이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심근경색을 앓은 후에도 생존할 확률이 3배나 높다. 인위적으로 감기 바이러스를 투입한 276명의 자원자 중 유독 바이러스에 저항성이 큰 사람은 바로 친구가 많은 이들이었다. 누구나 알듯이 외로운 삶은 스트레스를 부르고 결국 건강을 해친다.



이 책은 특별히 출생 전후를 포함한 생애 초기의 스트레스에 주목해 우리를 당혹스럽게 한다. 임신 중 불안감을 느꼈던 어머니를 둔 아이는 다른 아이보다 정서․행동 장애가 더 많이 나타났다. 또 어린 시절 가정불화를 경험하면서 남다른 스트레스를 받았던 이들은 질병에 더 취약했다. 이런 경고를 접하면 아득해진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해결책을 찾을 것인가?



절망할 필요는 없다. 진단이 정확하면 처방이 가능하다. 사회 지위가 문제라면 좀 더 평등한 사회를 만들면 된다. 외로움이 문제라면 우애로 맺어진 공동체를 복원하면 된다. 비교적 평등한 개인들이 서로 위하는 공동체에서 아이들이 고통을 겪을 일은 많지 않다. 지금보다 훨씬 헐벗은 그 때 그 시절에는 설사 부모 없는 아이라도 마을 공동체가 품었다.



'요구르트'냐, '사회주의'냐, 이 질문은 이렇게 바뀔 수 있다. '웰빙'이냐, '평등'이냐? <평등해야 건강하다>는 이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이다.





[출처] '요구르트'냐 '사회주의'냐? ('양구와 함께' 강양구와 친구들의 이야기) |작성자 딩
http://cafe.naver.com/withyanggu/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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