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YF쏘나타 신차발표회를 여는 현대기아자동차가 국내 소비자에게만 비싼 가격을 물린다는 불만이 일고있다.

"해외에선 점유율을 높이려고 싼 값에 차를 파는 대신 자국 내수시장에서 과도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소비자의 원성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소비자는 "가격을 올리는 만큼 성능과 안전이 향상된 것이 맞느냐"며 "수입차 시장의 유통구조가 개선되고 서비스가 확장, 보완되면 차라리 그 가격에 수입차를 구입하는 게 나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는 70%를 웃도는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현대기아차가 출시 때마다 자동차 가격 인상을 계속해 왔기 때문이다. YF쏘나타도 기존 NF쏘나타보다 120~200만 원 이상 오른 가격에 출시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반면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는 '덤핑'에 가까운 저렴한 가격을 유지해 '국내 소비자 차별'이라는 여론이 일고 있다.

미국 자동차 전문 웹사이트 켈리블루북에 따르면, 현대차 제네시스 3.8 기본형의 미국시장 가격(MSRP)은 4072만 원대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동일차종(BH380)은 4790만 원(Luxury)~5472만 원(Royal)선이다. 미국 판매가격 대비 17~34% 정도 비싼 수준이다.

현대차는 이 같은 가격 차별화 정책을 통해 미국 시장에서 선전해 왔다. 최근 환율 상승과 달러 약세로 해외와 국내 간 가격차이가 좁혀지고 있는 추세지만 소비자의 불만은 여전하다.

자동차 마니아라는 한 누리꾼은 "동일차종을 관세, 운송료 다 포함해도 해외에서 30~40% 싼 가격에 판매하면서 국내 소비자에 비싼 값을 물리는 건 독과점 기업의 횡포"라고 지적했다. 그는 "소비자들도 이제 해외 판매가를 웬만하면 쉽게 접할 수 있는데 국내 소비자를 위해 적정하게 가격 조절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류청희 자동차 평론가처럼 해외 마케팅 전략을 옹호하는 의견도 있다. 그는 "현대기아차가 국내 시장에서 독과점적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경쟁이 치열한 해외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현대차의 마케팅 전략 때문에 국내에서 일정 부분 수익을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 측은 "소비자가 꾸준히 불만을 제기하는 현대기아차의 경우 가격정당성에 대해 조사할 부분이 있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지위를 남용했는지 여부는 시장경쟁조건, 경쟁제품 유무, 부당가격책정 등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을 필요로 한다"는 전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