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해주세요.

☆스포넷 공식 설문☆    차종 변경 하거나 추가 하신 회원..?     ::설문 참여하기::

스포넷 메인 게시판입니다. 서로 존중하면서 편하고 자유롭게 이용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바보 엄마

친정에 다녀온 동생이 보따리를 내려놓고 갔다.
챙겨 보낸 플라스틱 김치통이 그대로 다시 왔다.

안에는 다시 꽉꽉 채운 갖가지
김치와 양념이 들어있었고
보따리 귀퉁이엔 하얀 가제 손수건에 싼
작은 꾸러미가 있었다.

손수건에 싸여서 엄마가 보내온 건 곶감 다섯 개...
곶감을 좋아하는 큰딸 때문에
명절 때건 제사가 있건 다른 사람은
손도 못되게 하신다.
엊그제 제사 후 남은걸 보낸 걸로 생각했었다.

엄마는 농사일도 지으시면서 가까운 곳에
직장에도 다니신다.
근사하고 좋은 일터는 아니지만 한 푼이라도
벌어보시겠다고 욕심 부리신다.

식권 한 장이 이천 원씩 이나 한다고
그거 아까워 도시락 꼭꼭 챙겨 가시고
큰딸이 사준 보온도시락이 따끈해서 좋다고
겨우내 일터에서 자랑을 했노라 하셨다.

곶감 다섯 개는,
그 일터에서 누군가 심심풀이로
드시라고 가져온 거란다.
휴식시간에 나눠준 곶감 다섯 개..

남들은 오물오물 맛나게 먹고 있을 때
우리 엄만 주머니 속에 살그머니 넣으셨단다.
큰딸이 좋아하는 곶감이라서
그 곶감을 다른 형제들이 볼까 무서워
손수건에 싸서 김치보따리에 넣어 주신 거다.

목까지 왈칵 넘어오는 울음을 삼키느라
곶감을 먹을 수가 없다.
플라스틱 통 가득 담겨있는 김치도 먹을 수가 없다.
작은 소주병에 담겨있는 참기름도 먹을 수가 없다.

엄마의 땀방울을 고스란히 받아 놓은 것만 같아서
시골에서 가져오는 양념들이며 푸성귀를
당연한 듯 얄밉게도 받아먹었었는데
거기다 손수건에 싸인 곶감까지 자꾸만 날 울린다.

바보 같은 엄마
우리 엄만 정말 바보다.
나를 자꾸만 울게 하는 바보다
나에겐 그런 바보 엄마가 있다.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18

스포넷은 자동 등업 시스템입니다. 가입후 가입인사 게시판과 출고신고 게시판에 인사 남겨주세요. 함께 환영 댓글 다시면 어느새 등급이 올라갈겁니다. ^0^
profile image
[충]응큼너부리(서부당) 2008.04.10. 18:04
와~감동의 물결이 밀려오네요..
자식을 낳고보니 어느순간 부모님의 등은 한없이 초라해버리더라구요..
내 일찍 철들었더라면 하는 후회도 들고..
[충]러시안 룰렛™ 2008.04.10. 18:08
사내자식으로 태어나서 후회되는게 딱 하나 있다면-
어무이한테 '사랑합니다'란 말이 절대 입밖으로 안나온다는것이죠.

그래서...
걍 돈으로 때우고 살아요 ;;;
[서경]Maria 2008.04.10. 19:03






가슴 찡~~~하네요....ㅜ.ㅜ..

노래한곡 선물할께요....



~~~ *^^* ~~~



[서경]Maria 2008.04.10. 19:18
이런..제목을 빠트렸네요...


(고)김광석씨의 어느 60 노부부의 이야기...입니다..


분위기가 안 어울렸다면 죄송합니다....

^^;;
[경]대청이 2008.04.10. 19:19
정말 훈훈한글인듯.. 가슴한곳이 찡하네요..
profile image
[경]티지악동 2008.04.10. 21:21
가슴찡한 이야기네요^^
한번씩 뒤를 돌아보게 만드는글인거 같네요.
[경]빅보너스[070] 2008.04.10. 22:02
지금 우리어머니 뒷모습을 보고있는데..왜저렇게 많이 늙으셨는지....ㅡㅡ
[서경&충]대나무 2008.04.10. 22:15
그게 우리 어머니 모습 아닐까여? 부모님이 멀리 계시다면 전화라도 한 통 드려 보기로 해여...^^*
[전]태기셰프[순천] 2008.04.11. 01:11
부모님 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맘 한켠이 시려 오는건 뭘까요....? 나두 이제 철이 들었나??...
profile image
[서경]곽경사 2008.04.11. 02:30
저는 부끄러운 얘기지만 아직 엄마라 부릅니다.
출근할 때면 항상 차조심하라 일러주십니다.
밥 먹을때면 종종 반찬도 얹어주십니다.
그런 엄마를 한 번도 안아주지 못하고
그냥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있습니다.
항상 가슴속에 묻혀있는 우리엄마.
profile image
[서경]김서방 2008.04.11. 08:51
어머니께도. 짜장면이 맛 없을리가 없죠..
하지만 싫다고 하시죠. 자식들 앞에서는....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버그를 찾아라~] 스포넷 이용 불편사항 접수. 81 image nattylove 17.10.18.02:08 368만
공지 [공식 설문] 차량 변경 또는 추가 하신 분...?? - 선물 있어요 - 248 image nattylove 17.10.13.09:59 490만
공지 스포넷에 대한 안내 (2006/04/10) 371 image nattylove 04.07.21.16:21 171만
공지 스포티지 출고를 받으신 분은 반드시 출생신고 해주세요! 89 image nattylove 04.08.19.14:27 155만
46948
image
[서경]*티지스타* 08.04.11.09:50 1007
46947
image
[서경]Super돼지 08.04.11.09:31 1212
46946
image
[서경]성현아빠 08.04.11.09:07 1139
46945
image
긍정의 힘 08.04.11.08:01 1160
46944
image
[경]대청이 08.04.11.07:43 1008
46943
image
[서경]해토머리 08.04.11.07:11 1002
46942
image
흰둥이사랑ⓛⓞⓥⓔ 08.04.11.00:33 1000
46941
image
[경상]나르키소스 08.04.11.00:20 1223
46940
image
[충]호호만두情 08.04.10.23:58 968
46939
image
[전라,강원]POLICE 08.04.10.23:03 1294
46938
image
구라100단 08.04.10.22:55 1032
46937
image
[경상]나르키소스 08.04.10.22:54 1134
46936
image
[경]티지악동 08.04.10.21:40 1007
46935
image
지나가는 바람 08.04.10.21:36 944
46934
image
[부경]김진욱 08.04.09.13:21 2136
46933
image
[경]시나스포 08.04.10.19:31 1008
image
[경]시나스포 08.04.10.17:59 1133
46931
image
[충]나노사시 08.04.10.17:49 968
46930
image
[충]영웅 08.04.10.17:48 961
46929
image
[충]나노사시 08.04.10.17:37 968
46928
image
[서경]C.S.min v-.-z 08.04.10.17:12 1126
46927
file
[경]빅보너스[070] 08.04.10.17:05 1211
46926
image
네티러브 08.04.10.15:38 1638
46925
image
[충]나노사시 08.04.10.15:38 1032
46924
image
[충]나노사시 08.04.10.15:20 1105
46923
image
[강릉]스키폭주족 08.04.10.14:29 962
46922
image
[서경]Super돼지 08.04.10.14:18 1029
46921
image
[서경]하마지짱™ 08.04.10.14:17 945
46920
image
[전]공군[광주] 08.04.10.13:59 991
46919
image
[서경]Maria 08.04.10.13:10 977
46918
image
네티러브 08.04.10.11:49 1103
46917
image
[전]세이버[익산,인천] 08.04.10.10:44 1157
46916
image
[서경]소뒷다리 08.04.10.10:32 1208
46915
image
[서경]소뒷다리 08.04.10.10:20 1044
46914
image
[서경]떠벙이 08.04.10.09:33 1384
46913
image
[서경]*티지스타* 08.04.10.08:50 995
46912
image
뽀꼬 08.04.10.01:33 1048
46911
image
[경]깜깜이 08.04.10.00:27 976
46910
image
흰둥이사랑ⓛⓞⓥⓔ 08.04.10.00:03 1094
46909
image
[서경]블랙포지 08.04.09.23:53 13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