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오늘 아침에 식은땀 꽤나 흘렸네요....

집에서 자동차로 5-10분 거리, 10시까지 가야 하는데,
눈이 왔어도 뭐 대충 큰 길은 녹았겠지 하고 나섰는데,

차에 쌓인 눈 치우는 데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게, 장난이 아니고
뭐가 잘못된 게 아닐까 싶긴 했으나, 이왕 칼을 빼들었으니
두부라도 잘라야지 싶어서, 길을 나섰더니.........


●그동안 아무리 큰눈이 내려도 아파트 사잇길만 벗어나면
완전히 녹아 있는 게 정상인데, 완전히 가득 쌓인 눈에
질질 기어 다니는 차들! 길옆에 버리고 간 차들도 많고
부딪치고 사고난 차들,180돌은 차, 90도 돌은 차들

완전 벤츠는 길 가운데도 아닌 다니는 길 눈길에 빠져 헛바퀴 돌리고
BMW도 약간 쌓인 눈속에 빠져 뒤에서 밀고, 아수라장인 가운데
우리 스퐁이는 스르륵 잘 나가더라구요. 잘 나가봤자 차들이 엉겨
시속 10키로, 제가 i30 갖고 나갔으면 계속 헛바퀴 많이 돌리고
밀었어야 했을 뻔했어요.


●집으로 되돌아 갈 수도 없고, 이왕 나선 길인데..
그래두 이럴 때는 스퐁이가 제법 믿음직 스럽네요.
대치동 언덕을 올라가기가 겁나서, 좀더 멀리
세브란스 병원으로 돌아서 가는데, 경찰차도 180도 돌아 있네요.

너무 겁나서 기아 1단으로 넣고 설설 기어
5-10분 거리를 1시간이나 걸려 갔습니다.
올 때는 차들이 좀 없어 30분 걸렸는데, 속력을 20키로 내도
차가 미끌미끌하는 바람에, 온통 신경을 곤두섰네요...


●좀 이따 4시에 다시 나가야 하는데
지하철 타고 가든가, 걸어가든가 하려구요.

아까는 멋모르고 차 끌고 나갔는데, 나 혼자만 조심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다른 차들이 와서 박아버릴까봐, 완전 겁이 나서요.


●서울에서도 체인이 필요하다는 것을 처음 느낀 하루였습니다.
그래도 헛바퀴 돌리고,내려서 뒤에서 밀어야 하는 벤츠나 BMW보다
스퐁이의 위력을 느낀 날이라 기분이 그닥 나쁘지는 않네요.

정말 이런 날 승용차는 죽음일 듯 싶어요.
오늘 하루는 차를 안 끄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대중 교통을 이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