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값 올라도 디젤차 연료비 가장 싸

휘발유·경유·LPG 2000㏄차량 비교
5년간 10만㎞주행 경우 휘발유보다 573만원 싸
LPG보다도 적게 들어 차값 비싼게 단점이지만 유지비는 확실히 덜들어

‘빠듯한 월급에 기름값은 갈수록 오름세…. 그렇다고 마이 카(my car) 대열에서 탈락하기는 싫다.’ 이럴 때 샐러리맨들은 지갑에 가장 부담을 주지 않는 차를 고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휘발유차와 경유차, LPG(액화석유가스)차 중 어떤 차를 선택해야 비용이 적게 들까? 최근 경유가격이 ℓ당 1000원을 웃돌고, 정부가 7월부터 경유가격을 다시 인상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경유차 판매가 줄어들고 있다. 경유차 판매가 준 탓인지 전체 자동차 소비 역시 위축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단순히 연료의 절대가격만을 비교해 차량을 선택하는 것보다는 자동차의 연비와 차량 가격 등을 종합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연료비용은 경유차가 저렴

현재 휘발유·경유·LPG의 상대가격 비율은 100:70:53이다. 똑같은 양을 기준으로 계산할 때 휘발유가 100원이면 경유는 70원에 불과하다. 정부는 이 비율을 ▲올 7월 100:75:50 ▲2006년 7월 100:80:50 ▲2007년 7월 100:85:50으로 조정키로 했다. 경유가격은 오르는 반면, LPG가격은 내리는 셈이다.

그렇다고 경유차량이 아예 쓸모 없어진 것은 아니다. 예전만은 못하지만 경유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연료비만 놓고 볼 때 경유차가 휘발유·LPG차에 비해 싸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10일 기아자동차가 배기량 2000㏄급 휘발유차 옵티마와 경유차 스포티지, LPG차 카렌스Ⅱ의 향후 5년간(10만㎞ 주행) 연료비용을 비교한 결과, 스포티지의 연료비가 가장 적게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차 김봉경 전무는 “최근 정부의 경유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경유차의 연료비가 휘발유차나 LPG차에 비해 적게 드는 것은 최근 경유차에 신형 디젤엔진을 장착하고, 엔진부담을 줄이는 2륜구동 방식을 채택함에 따라 연비가 크게 향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값싼 소형 경유차를 노려라

경유차는 연료비만 보면 휘발유차나 LPG차보다 크게 싸다. 하지만 차값이 비싼 게 단점이다. 올 들어 경유차 중 렉스턴·싼타페·쏘렌토 등 값이 비싼 중·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 비이클)의 판매가 작년보다 줄어들고, 대신 스포티지·투싼 등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형 SUV의 판매가 늘어난 것도 이 때문이다.

자동차 업체들은 ‘값싼 경유차’ 소비자들을 겨냥해 소형 SUV 개발에 나서고 있다. 쌍용차는 올해 안에 스포티지와 경쟁모델인 ‘C100’을 선보일 예정이다. GM대우도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소형 SUV를 개발 중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강철구 이사는 “이달부터 경유(디젤)승용차가 본격 출시되면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경유차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호기자 tellme@chosun.com  (2005.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