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용 비싸게-수출용 싸게
현대차 '이중가격'…국내 소비자는 봉?

최고 1000만원 이상 차이 … 보증수리 기간도 큰 격차 '논란'


쏘나타 美보다 최대 1230만원 비싸

싼타페-그랜저도 1000만원내외 차이

日서도 한국보다 30％ 이상 싼 가격



'안방서는 엄청 남기고, 밖에서는 밑지고?'

　현대자동차가 미국이나 일본 현지가와 비교해 국내서는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책정해 비난을 사고 있다.

　수요일(2일) 본지에서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현대차 매장인 '플래닛 현대'의 홈페이지(planetlv.com)에 나타난 가격대를 확인한 결과, 중형 승용차인 쏘나타의 가격대는 1만8895(GLS, 2.4ℓ)~2만2780달러(SE, 3.3ℓ)에 판매된다. 원화로 계산(환율 930원 기준)하면 1757만~2118만원선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2.4ℓ급의 쏘나타 F24 가격대는 2552만~2791만원, 3.3ℓ의 쏘나타 V33은 3348만원이다. 국내 소비자들은 같은 급의 차종을 미국보다 무려 795만원부터 1230만원까지 비싸게 사고 있는 셈이다.

　신형 싼타페의 경우 국내서는 2.2ℓ VGT 디젤엔진을 장착한 CLX 고급형이 2783만원, SLX최고급형(이상 4W, 자동)이 3597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미국서는 2.7ℓ가솔린 6기통의 싼타페 GLS가 2만1780달러(약 2025만원), 3.3ℓ리미티드 모델은 2만8010달러(약 2604만원)이다. 쏘나타와 거의 비슷한 가격차가 난다.

　대형 고급차 그랜저(수출명 아제라)의 경우는 차이가 더 난다.

　3.8ℓ엔진을 장착한 그랜저 S380 TOP 모델은 국내가가 4059만원에 이른다. 미국에서 같은 급의 아제라 SE모델은 2만5280달러(약 2351만원), Limited 모델은 3만430달러(약 2829만원)이다. 1000만원 이상의 격차가 벌어진다.

　2.7ℓ급의 그랜저 Q270모델도 국내서 가격대가 2603만~3201만원으로 미국에서의 3.8ℓ급보다 가격이 더 높다.

　가격뿐만 아니라 보증수리 기간에서도 국내 소비자들은 엄청난 차별을 받고 있다. 미국에서는 일반부품 5년/9만6000㎞, 엔진 및 동력전달 계통은 10년/16만㎞를 보장하고 있다. 국내서는 일반부품 2~3년/4만~6만㎞, 엔진 및 동력전달계통은 5년/10만㎞를 보장하고 있다. 이 보증수리 기간을 고려하면 가격차이는 더 벌어지는 셈이다.

　일본의 경우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본 가격비교사이트인 카카쿠(kakaku.com)를 통해 현대차 가격을 확인해 본 결과 국내 소비자가격이 30%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그랜저의 경우 한국에서의 가격대(L330 Top)가 3577만~3684만원대지만, 일본(3.3GLS)에선 2328만~2638만원대(100엔=778원)로 1000만원 가까이 가격차가 났다.

　투스카니는 일본 가격대(FX)가 1625만~1870만원선인데 비해, 한국에선 2462만~2558만원이다. 아반떼 역시 2.0모델의 경우 일본에선 1196만~1278만원, 한국에선 같은 급(S20 Premier)이 1580만원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올초 법무법인 세광의 최규호 변호사는 현대차와 기아차 등 국산 완성차 2개사가 시장지배적사업자 지위를 남용해 판매 가격을 터무니없이 높게 받고 있다는 내용의 신고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접수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에서도 조만간 현대-기아차의 자동차 가격 고가 책정에 대한 조사결과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소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한 뉴스케이블 방송에 출연해 "연초 신고를 받아 조사한 현대-기아차의 국내 자동차 가격 고가 책정과 관련해 조만간 소비자들에게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는 편의장치가 많이 빠져 있고, 국내에서의 비싼 세금이나 환율변동 등을 감안하면 실제 가격차는 크지 않다"고 말했지만, 운송비 등을 감안하면 별로 설득력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