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6시 30분. 7시 50분에 도착하는 바이어 픽업을 위해 공항으로 출발했습니다.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흠... 다줘도 안바꿉니다.

속도를 잘 내지 않는 편인데다 바이어가 입국신고 마치고 들어오면 8시 20분 정도 되겠다는 생각에 오늘도 느긋한 운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역시 누군가에 의해서 신경이 자극을 받거나 탁 트인 도로를 보고 "몇키로까지 나올까?" 하는 궁금증이 생길 때는 저도 어쩔수 없는듯 했습니다.

우선 올림픽대로. 트럭과 버스들까지 뒤섞여 엉망진창(?)인 올림픽대로를 자기가 엄청 빠른 레이서인줄 아는듯... 경적소리까지 정신없이 울려대는... 차들을 "어쭈"하고 쫓아가서 "어이. 결코 당신이 빠르거나 운전 잘하는게 아니거덩?" 해주기...

다음 공항도로. 옆으로 "휭" 하고 지나가는 렉스턴 에쿠스 체어맨 등등 검고 큰 차들 금방 쫓아가서 도로 앞질러주기...
뒤에서 바짝 붙여 운전하면서 상향등 번쩍거리고... 드문 경우지만 손가락질까지 해대는 일부 트럭 택시 등 운전자들... 우리 티지가 안보일때 까지 그냥 앞으로 내달려주기...

그리고 요금소, 공항 정산소 등 차 세웠다가 출발할 때. 나보고 "너 나보다 스타트 빨라?"하며 옆에 붙어서 속도내는 산타페 소렌토 카렌스 카니발 등등... "그래 먼저 가라" 하고 저만치 보내주고 곰방 앞질러서 민망하게 해주기...

특히 주행중 가속은 속도가 올라갈수록 더 탁월한 듯 했습니다. 겁이 많아 다른분들처럼 180 ~ 190 km/h은 못해봤지만 일단 80 km/h 정도까지 올리고 100 km/h 에서 좀 더 밟아주면 160 km/h 까지는 금방이더군요. 또한 고속주행시의 커브 또한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습니다. 물론 완만한 각도의 커브들이었지만 속도가 올라가면서 오히려 안정되는 차체의 느낌은 커브 구간에서도 일품이었습니다.

그렇게 속도가 올라가면서 높아지는 안정성만큼 놀라웠던 것은 한번 신나게 달리고 난 이후 정지상태에서 다시 출발할 때였습니다. 정지 후 출발하면서 바이어와 얘기하는 바람에 네비가 지적해주는 무인카메라 지점을 듣지 못하고... 네비 화면을 보고 "어 카메라네" 하는 순간 지나가버린 카메라...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았었지만 이미 속도계는 100km/h를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시내주행에서 느끼던 진동과 소음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 속도를 느끼지 못한 듯 합니다. 얼마 안지나 벌금 고지서가 날아오겠지만 그 기분은 괜찮더군요... 소리없이 100km/h 까지 올라가 있는 속도계에 저도 놀랐습니다.

오늘 공항 다녀오면서 6000km를 넘겼습니다. 그동안 시내주행을 주로 하면서 제가 티지 관리를 너무 못하는 것 같아 좀 속상했었는데 오늘 우리 티지의 건강에 이상이 없다고 느끼니 기분이 좋습니다.

결국 과속과 타 차량과의 경쟁을 통해 느낀 결과이기 때문에 글을 올리기가 부끄럽지만 이 느낌을 오래 간직하고도 싶고 회원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싶기도 해서 이렇게 시승기를 올립니다.

물론 잘 알려진 것처럼 단점도 있고 크지 않은 결함도 있지만 이 정도면 다른 차 줘도 안바꾸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말이 나온 김에... 고속주행시 바람이 좀 많이 들어오더군요... ^^;;;

다음에 우리 티지가 인상적인 모습을 또 보여주면 시승기 한번 더 올려보겠습니다. ^^ 우리 티지의 어떤 점을 또 발견하게 될지 저도 궁금하네요...